
며칠 전, 여행사 앱을 들여다보다가 항공권 가격이 작년보다 훨씬 안정적이라는 걸 느꼈다. 여름 휴가 시즌이 코앞인데 이상하리만치 덜 비싸다. 그러고 나서 본 뉴스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항공주 반등”, “원화 강세에 유가 하락”, “중국 관광객 비자 면제 추진”…경제 지표와 주가, 그리고 실생활 변화가 맞물리는 흔치 않은 순간이었다.
5월 들어 항공주가 일제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대한항공은 6.7% 오르며 선두에 섰고,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등도 모두 상승 흐름을 탔다. 항공사들은 비용의 절반가량을 외화로 지불하는데, 최근 원·달러 환율이 반년 만에 최저 수준인 1380원대로 떨어지며 운항비용 부담이 줄었다.
게다가 국제 유가(WTI) 역시 산유국들의 증산 소식에 배럴당 62달러대로 하락하면서, 연간 3100만 배럴의 유류를 소비하는 대한항공 같은 대형사는 1달러 하락당 약 400억 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보게 된다. 여기에 여름 휴가철 특수, 중국행 노선 확대, 단체 비자 면제 정책까지 더해지며 항공업계 전반에 긍정적인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항공업계는 외부 변수에 민감하다. 특히 두 가지—환율과 유가—는 실적에 직결된다. 항공기 리스 비용, 부품 수입, 연료비 등이 달러로 계산되기 때문이다. 2022~2023년 고환율·고유가 시기에는 대부분의 항공사가 영업적자를 기록했지만, 지금은 반대다. 원화가치 상승과 유가 하락은 곧 수익성 회복이다.
또 하나 주목할 변수는 중국 관광객 회복세다. 2016년 사드 사태 이후 크게 줄었던 단체 관광이, 최근 비자 면제 추진으로 다시 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중국 노선 회복률이 90%에 달하며, 이 수요를 빠르게 선점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환율과 유가는 누구에게나 중요하지만, 항공사에게는 거의 생존 문제다. 똑같은 여객 수를 실어나르더라도, 비용 구조에 따라 이익은 천차만별이 된다. 특히 여행 수요가 살아나는 국면에서 비용 부담이 줄어드는 구간이라면, 항공사 입장에서는 실적 '레버리지'를 제대로 경험할 수 있는 시기다.
나도 여행을 좋아하지만, 항공업계 주가가 변동성이 큰 이유를 몸소 느껴왔다. 그만큼 투자의 타이밍이 중요하다. ‘호재는 이미 반영됐다’는 말을 많이 하지만, 지금의 환경은 아직 실적에 온전히 반영되기 전이라는 느낌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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