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지방행정직으로 근무하는 친구(10년차)를 만나적이 있는데, 이친구는 원래 1년 육아휴직을 했었다.
당연히 휴직중인 상태인줄 알고 평일에 편하게 전화를 걸었는데, 7개월만에 복직을 했다고 한다.
이유를 물어보니, 신입직원들이 너무 많이 그만둬서, 시청에서 제발 복직을 해달라고 했다고....
처음엔 믿기 어려웠지만, 오늘 본 뉴스를 보고 그 말이 농담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MZ세대 공무원들 사이에서 이직 의향이 선배 세대보다 훨씬 높다는 것이다.
생각보다 심각한 흐름이 아닐까 싶어 자세히 들여다봤다.
한국인사행정학회가 전국 공무원 6170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MZ세대 공무원은 기성세대보다 이직 의사가 7.1%포인트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민간기업과 임금 격차에 대해 ‘불공정하다’고 느끼는 정도가 강할수록 이직 의향은 급격히 증가했다.
공·사 임금 격차에 대한 불공정 인식이 5단계 중 1단계 올라갈 때마다 이직 의도는 7%포인트씩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재직 5년 미만의 공무원 조기 퇴직자는 2019년 6663명에서 2023년 1만3823명으로 2배 넘게 늘었다.
게다가 5급 공개채용,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 등 주요 시험의 경쟁률도 꾸준히 하락 중이다.
'낮은 금전적 보상', '악성 민원', '조직문화 불만족'이 주요 퇴직 이유로 꼽혔다.
공무원이 더 이상 안정과 명예의 상징이 아니게 되어가고 있다.
이 현상은 단순한 '요즘 애들' 문제로 치부할 수 없다.
MZ세대는 과거보다 더 명확히 투입 대비 보상을 요구한다.
공정성과 투명성, 합리적인 보상 체계를 중요시하는 이들에게, 공무원 사회의 느린 승진 시스템, 낮은 급여, 악성 민원 스트레스는 견디기 힘든 요소가 된다.
게다가 민간기업은 성과급, 빠른 승진, 유연근무제 등으로 젊은 인재를 적극적으로 유혹하고 있다.
비슷한 노력을 들였을 때 보상이 더 크고, 성장 가능성도 더 높아 보이는 민간기업으로의 이탈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조직 내에서도 '위에서 시키는 대로'만 따르는 문화, '네가 뭘 알아' 식의 수직적 분위기는 젊은 공무원들을 더욱 답답하게 만든다.
공직사회가 이 변화된 가치관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면, 인재 이탈은 계속 가속화될 것이다.
나는 어릴 때부터 공무원은 ‘최고의 직업’처럼 여겨졌다.
연금, 안정성, 사회적 존경까지, 모든 걸 갖춘 직업처럼 보였다.
하지만 지금 세대는 다르다. 안정만으로는 만족하지 않는다.
일에 대한 의미, 공정한 보상, 성장 가능성…이 모든 것을 종합적으로 따진다.
그 기준에 비춰보면, 지금의 공직사회는 확실히 매력이 줄어들었다.
나 또한 만약 공직에 들어간다면, 과연 몇 년이나 버틸 수 있을까 생각해본다.
단순한 ‘버티기’만으로는 이제 더 이상 커리어를 설계할 수 없는 시대가 왔다.
어쩌면 공직사회도 '변하지 않으면 버려지는' 운명을 피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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