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의 경제공부

[경제공부] 치킨 가격, 다시 뛰나? 브라질발 ‘닭고기 충격’이 몰려온다

경제서생 2025. 5. 26. 20:31

📘 편의점 치킨을 집어들며 생각한 것

며칠 전, 야근 후 늦은 밤 집 앞 편의점에서 치킨을 하나 집어 들었다. 자주 먹는 간편식이라 아무 생각 없이 계산대에 올려놓았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닭고기, 어디서 왔을까?’…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던 질문이 머릿속에 남았다. 그런데 바로 다음날,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이 중단됐다는 뉴스를 접하고는 그 의문이 더 깊어졌다. 우리가 먹는 치킨 한 조각의 공급망은 생각보다 훨씬 글로벌하고, 또 불안정하다는 걸 새삼 느꼈다.


📰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 금지, 왜 문제가 되나?

지난 5월 15일, 전 세계 최대 닭고기 수출국인 브라질의 한 종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가 발생했다. 브라질 정부는 바로 확진 사실을 발표했고, 이에 따라 우리 정부도 같은 달 17일부터 브라질산 닭고기와 식용란 등 가금류 제품의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이 조치는 15일 선적분부터 소급 적용된다.

특히 이 브라질산 냉동 닭고기는 국내에서 순살치킨, 닭강정 등 가공식품에 주로 사용돼왔다. 국내 닭고기 수입량의 88%가 브라질산이었던 만큼, 일부 외식업체와 편의점 제품에서 가격 인상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반면 국내 닭고기 자급률이 약 83%에 달해, 전반적인 공급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이라는 정부 입장도 병행됐다.


 

📊 ‘치킨’이 보여주는 공급망의 그늘

이 사건은 단순한 식품 수입 이슈를 넘어서, 우리가 얼마나 글로벌 공급망에 의존하고 있는지를 드러낸다. ‘치킨’이라는 너무나 일상적인 먹거리조차도 말이다.

브라질은 닭고기 수출 세계 1위 국가다. 한국은 지난 2024년 기준 약 12만 톤의 닭고기를 수입했는데, 이 중 브라질산이 10만 톤 이상이었다. 이 물량 대부분은 냉동 순살 형태로 들여와 가공식품에 활용됐다. 브라질산은 국내산보다 가격이 절반 이하로 저렴한 것이 특징이라, 원가에 민감한 중소 프랜차이즈나 편의점 상품에서 선호됐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 있다. 생산지는 수천 km 떨어진 브라질인데, 방역 문제 하나로 하루아침에 공급이 ‘0’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식품뿐만 아니라 여러 산업 전반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공급 리스크’의 한 단면이기도 하다.


🤔 나는 왜 치킨을 먹으며 걱정을 했을까

그날 이후로 나는 치킨을 먹을 때마다 ‘지금 이 가격이 언제까지 유지될까’라는 생각을 한다. 우리가 너무나 익숙하게 소비하는 식품들이 사실은 외부 변수에 얼마나 취약한지 알게 됐기 때문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식품 자급률, 특히 축산물의 자급이 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국산이 좋아서’가 아니라, 이런 위기 상황에서 선택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는 대부분 국내산 닭을 사용하고 있어 이번 사태에서 비교적 자유롭다고 했다. 이는 브랜드의 원가관리 능력 이전에, 공급망 다변화와 전략적 선택의 결과라고 본다.

이걸 기업의 ESG 경영 차원에서 봐도 흥미롭다. 환경과 사회뿐만 아니라 ‘지속가능한 공급’ 자체가 이제는 경영 전략의 중심으로 들어와야 한다는 점이다.


🔍 지금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들

  1. 국내 자급률 추이: 농촌경제연구원이 밝힌 닭고기 자급률은 83.3%지만, 품목별(예: 순살, 냉동육) 세부 데이터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2. 가격 전가 여부: 브라질산 수입 차단 이후 실제 소비자가격에 인상 압력이 얼마나 작동하는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3. 공급망 리스크 점검: 다른 주요 수입 축산물(예: 미국산 쇠고기, 호주산 양고기)도 유사한 리스크를 갖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4. 정부의 비상대응: 이번에 마련되는 농림축산식품부의 간담회 결과와 후속 대책을 주의 깊게 보는 것이 중요하다.

📝 세 줄 요약

  1. 브라질 종계 농장에서 AI가 발생해 닭고기 수입이 전면 중단되었다.
  2. 수입산 의존도가 높은 가공 치킨류와 중소 프랜차이즈에 가격 인상 우려가 제기된다.
  3. 국내 자급률이 80%를 넘는 만큼, ‘치킨 대란’보다는 ‘선택지의 차이’가 갈림길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