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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공부] “소득 4만 달러는 왜 자꾸 멀어지는가?” — 돈 풀기보다 필요한 건 방향과 속도다

직장인의 경제공부

by 경제서생 2025. 5. 4.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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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누가 먼저 돈 얘기 꺼내는가

요즘 주변 사람들과 식사를 하거나 커피를 마실 때, 누구도 먼저 ‘경제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다. 물가가 올랐다는 말도, 월급이 그대로라는 말도 다들 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뻔하니까. 심지어 이젠 뉴스조차 크게 놀랍지 않다.

IMF가 “한국이 4만 달러 소득 시대에 도달하는 시점이 2년 더 늦춰졌다”고 발표한 그 날, 나는 그냥 고개만 끄덕였다.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그리고 가만히 생각해봤다. “왜 이토록 말과 현실의 거리가 멀어졌을까?”

누군가는 여전히 100조 원짜리 AI 공약을 외치고, 누군가는 GTX를 강원도까지 놓겠다고 한다. 하지만 내 삶은 3년 전보다 더 팍팍해졌다. 월급은 제자리인데, 고지서는 제멋대로 오른다. 경제가 좋아진다는 말은 어디에 반영되는 걸까?

그 질문에서 오늘 공부는 시작되었다.


📰 IMF, 한국의 1인당 GDP 4만 달러 도달 시점 ‘2년 후퇴’

국제통화기금(IMF)은 2025년 4월 말 발표에서, 한국이 1인당 GDP 4만 달러에 도달하는 시점을 기존 2027년에서 2029년으로 2년 늦췄다. 이는 불과 6개월 만에 수정된 전망이다.

올해 한국의 1인당 GDP는 3만4642달러로, 지난해보다 4.1%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코로나 위기가 한창이던 2022년보다도 낮은 수치다. 이렇게 3만 달러 수준에서 15년간 정체되는 것은 선진국 중에서도 이례적이다.

IMF는 한국의 2025년 성장률 전망도 기존 2.0%에서 1.0%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이는 관세 전쟁, 수출 둔화, 고환율, 정치적 불안 등 복합적인 위기 요인이 작용한 결과다. 수출 주력 산업인 반도체와 자동차는 중국의 추격을 받고 있고, 첨단 기술 분야에서는 대만과 중국이 이미 앞서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대만은 올해 2.9% 성장률을 보이며, 내년에는 1인당 GDP에서 한국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한국은 2030년까지도 저성장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 분석이 나오고 있다.


📊 4만 달러 시대는 왜 계속 멀어지는가?

‘소득 4만 달러’는 지난 15년간 거의 모든 정부가 내세운 목표였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그 목표에 다가가고 있는가, 아니면 그저 말만 반복하고 있는가.

첫째, 성장의 질적 기반이 취약하다. 2000년대 초반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4~5%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2% 초반대로 추락했다. 고령화, 노동시장 경직, 생산성 둔화가 주된 이유다.

둘째, 산업 전환에 실패했다. 반도체, 자동차, 조선이라는 ‘전통의 3강’은 여전히 주요 수출 품목이지만, 기술 구조의 전환이 일어나는 시점에서 한국은 신산업 생태계를 구축하지 못했다. AI, 로봇, 전기차, 배터리, 우주 산업 모두에서 후발주자로 밀려 있다.

셋째, 정치권의 경제정책이 단기 선심에 집중돼 있다. 대선 공약을 보면 “AI 100조 투자”, “GTX 전국 확대”, “100만 가구 공급” 등이 등장하지만, 구체적인 실행 구조는 빠져 있다. 말은 크지만 방향은 불분명하고, 속도는 계획보다 빨라야만 한다는 압박만 남는다.


📌 투자 인사이트 3가지

  1. 신산업 생태계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기업에 주목하자
    단기 이슈에 휩쓸리지 않고, 인재 유치, R&D 투자, 글로벌 기술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는 기업이 향후 10년을 이끌 것이다. 정책 테마주보다 산업 구조 자체를 혁신하는 기업에 집중해야 한다.
  2. 고정 수익과 배당 기반 자산의 매력 확대
    저성장 고착화 국면에선 성장주의 한계가 드러난다. 안정적 수익과 높은 배당을 제공하는 방어주—예: 통신, 보험, 인프라 관련 기업—에 대한 비중 확대가 필요하다.
  3. 대만과 일본 사례를 통해 '선진국형 투자 전략'을 참고하자
    한국은 일본의 '잃어버린 20년'과 유사한 경로에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반면 대만은 산업특화와 글로벌 밸류체인 연계에 성공했다. 대만 반도체 기업, 일본의 고배당 가치주 전략은 참고할 만한 모델이다.

🤔 이대로 가면 '말만 선진국', 현실은 제자리

소득 4만 달러는 이제 숫자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다.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돈을 아무리 풀어도 사람들의 삶은 바뀌지 않는다.

나는 가끔 그런 상상을 한다. 정부가 정말로 “100조를 AI에 투자”한다면, 그 돈이 어떤 방식으로 어디에 흘러가야 할지를 한 줄로 설명할 수 있을까? 지금은 “많이 쓰겠다”는 말만 있고, “어떻게 쓰겠다”는 계획은 없다.

우리 사회는 점점 더 '기술의 시대'를 외치지만, 그 기술을 실현할 사람과 생태계는 부족하다. 세금은 쓰이지만, 신뢰는 쌓이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IMF 보고서가 말하는 4만 달러는, 마치 구호처럼만 들린다.

그리고 무엇보다 씁쓸한 건, 그 구호가 이제 더 이상 기대도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 세 줄 요약

  1. IMF는 한국의 4만 달러 시대 도달 시점을 2027년에서 2029년으로 2년 늦췄다.
  2. 저성장, 산업구조 정체, 실효성 낮은 정책이 원인이다.
  3. 이제는 구호보다 전략,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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