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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공부] 땅이 꺼지고 구조물이 무너진다.. 부동산 안전 믿을 수 있나? (ft. 광명 신안산선 공사장 붕괴)

직장인의 경제공부

by 경제서생 2025. 4. 12.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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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속 속보 자막이 내 눈길을 사로잡았다. “광명 신안산선 공사장 붕괴... 빌라 5채 긴급 대피”. 바로 전 달에는 서울 강동구에서도 싱크홀이 발생해 도로 일부가 내려앉았다는 보도를 봤는데, 이렇게 연이어 도심에서 '지반 사고'가 터진다는 게 결코 우연 같지 않았다.

우리는 흔히 부동산을 '눈에 보이는 것들'로 평가한다. 아파트 브랜드, 입지, 학군, 평면도. 그런데 이 사고들을 보고 나니, 보이지 않는 것—그러니까 땅 밑, 지하 구조, 시공 안정성 같은 것들이 훨씬 더 본질적인 요소가 아닐까 싶었다.


📍 사고 요약: 서울 강동구 싱크홀과 광명 붕괴사고

2025년 3월, 서울 강동구 천호동 한복판에서 싱크홀이 발생했다.
도로가 갑자기 꺼지며 차량 두 대가 앞바퀴까지 빠졌고, 주변 도로는 한동안 통제됐다. 인근에는 지하철 공사와 복합상업시설 개발이 동시에 진행 중이었으며, 지반이 약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시민들 사이에선 “강남만 그런 줄 알았더니 강동도 위험하다”는 우려가 커졌다.

그리고 불과 한 달 뒤인 2025년 4월 11일, 경기 광명에서 신안산선 복선전철 공사장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광명시 일직동, 한창 지하 굴착이 진행 중이던 터널 상부 지반이 주저앉으며, 인근 빌라 5채에 대피령이 내려졌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주민들은 “어젯밤부터 진동이 느껴졌고 땅이 내려앉는 느낌이었다”고 증언했다. 국토부는 긴급 조사에 나섰고, 보강공사 미흡과 지하수 처리 실패를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이 두 사건은 공통적으로 지하 구조물 시공과 관련된 안전관리 부실이 문제였고, 도시 일상과 지하 개발이 충돌하면서 생기는 구조적 위험을 드러냈다.


📉 왜 이게 부동산의 문제인가?

사고 보도를 접할 때 사람들은 흔히 “건설사 잘못이지”라고 반응한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나는 이번 사고들을 보고 다음과 같은 질문을 스스로 던져보았다.

“지하가 무너지면 부동산 가치는 어떻게 되는가?”

  1. 부동산은 '신뢰의 상품'이다.
    부동산은 돈도 많이 들고, 오랜 기간을 두고 보유해야 하는 자산이다. 그런데 그 기반인 ‘땅’이 꺼지거나 건물이 무너질 수 있다는 사실은 투자 심리를 송두리째 흔든다. 특히 신도시, 역세권, 개발 호재 지역일수록 지하 공사가 많아 사고 가능성도 높은데, 이런 곳이 더 이상 ‘안전 자산’이라 보기 어렵다는 사실은 꽤나 충격적이다.
  2. 지하 구조물 사고는 주변 부동산의 자산가치에 직격탄이다.
    사고가 발생하면 일대 주민들은 불안에 떨게 된다. 거래는 끊기고, 매물은 쌓이며, 가격은 하락한다. 실제로 광명 일직동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에서는 사고 직후 매수 문의가 ‘뚝’ 끊겼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3. 도시 인프라 노후화와 과잉개발의 결과다.
    서울과 수도권은 70~90년대 급속한 개발 이후, 지하에 복잡하게 얽힌 기반시설을 갖고 있다. 여기에 최근 재건축, 역세권 복합 개발, 광역철도 사업이 겹치며, 땅 아래는 점점 피로해지고 있다. 사고는 이미 예견된 결과일지도 모른다.

🔍 투자자 관점에서 바라본 리스크 체크리스트

이번 사건들을 보고 나서, 나는 부동산을 볼 때 '지하 리스크'를 따져야 한다는 인식을 새롭게 갖게 됐다. 예전에는 생각도 못 했던 아래 항목들이 이제는 필수 체크리스트다.

  • 지하철·철도·터널 등 대형 공사와의 거리
    인접한 공사 현장은 잠재적 위험요소다. 특히 민간 시공 비중이 높고 공정이 빠르게 돌아가는 곳일수록 품질 관리가 취약할 수 있다.
  • 지반 특성 및 과거 사고 이력
    서울 강동구, 광명, 성남, 의정부 등 일부 지역은 과거에도 지반침하 사례가 반복적으로 발생했다. 지자체의 정보공개 시스템 등을 통해 사고 이력을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 시공사와 감리업체의 신뢰도
    단지 브랜드가 ‘대형’이라고 안심해서는 안 된다. 최근 몇 년 사이 벌어진 대형 사고들 대부분이 오히려 유명 건설사 프로젝트에서 발생했다는 사실은 씁쓸하다.

🧭 결론: ‘보이지 않는 리스크’가 부동산을 흔든다

이번 봄, 도시는 우리에게 말 없이 무너지고 꺼지며 경고하고 있다. 부동산은 더 이상 눈에 보이는 외관이나 입지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 땅 아래의 사정, 시공 현장의 공정 관리, 주변의 개발 밀도까지도 함께 읽어야 한다.

나는 이제부터 부동산을 ‘상품’이 아니라 ‘인프라’로 바라보려 한다.
단지 어떤 아파트가 예쁜가, 비싼가가 아니라, 얼마나 튼튼한가,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는가를 먼저 질문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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