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속 속보 자막이 내 눈길을 사로잡았다. “광명 신안산선 공사장 붕괴... 빌라 5채 긴급 대피”. 바로 전 달에는 서울 강동구에서도 싱크홀이 발생해 도로 일부가 내려앉았다는 보도를 봤는데, 이렇게 연이어 도심에서 '지반 사고'가 터진다는 게 결코 우연 같지 않았다.
우리는 흔히 부동산을 '눈에 보이는 것들'로 평가한다. 아파트 브랜드, 입지, 학군, 평면도. 그런데 이 사고들을 보고 나니, 보이지 않는 것—그러니까 땅 밑, 지하 구조, 시공 안정성 같은 것들이 훨씬 더 본질적인 요소가 아닐까 싶었다.
2025년 3월, 서울 강동구 천호동 한복판에서 싱크홀이 발생했다.
도로가 갑자기 꺼지며 차량 두 대가 앞바퀴까지 빠졌고, 주변 도로는 한동안 통제됐다. 인근에는 지하철 공사와 복합상업시설 개발이 동시에 진행 중이었으며, 지반이 약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시민들 사이에선 “강남만 그런 줄 알았더니 강동도 위험하다”는 우려가 커졌다.
그리고 불과 한 달 뒤인 2025년 4월 11일, 경기 광명에서 신안산선 복선전철 공사장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광명시 일직동, 한창 지하 굴착이 진행 중이던 터널 상부 지반이 주저앉으며, 인근 빌라 5채에 대피령이 내려졌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주민들은 “어젯밤부터 진동이 느껴졌고 땅이 내려앉는 느낌이었다”고 증언했다. 국토부는 긴급 조사에 나섰고, 보강공사 미흡과 지하수 처리 실패를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이 두 사건은 공통적으로 지하 구조물 시공과 관련된 안전관리 부실이 문제였고, 도시 일상과 지하 개발이 충돌하면서 생기는 구조적 위험을 드러냈다.
사고 보도를 접할 때 사람들은 흔히 “건설사 잘못이지”라고 반응한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나는 이번 사고들을 보고 다음과 같은 질문을 스스로 던져보았다.
“지하가 무너지면 부동산 가치는 어떻게 되는가?”
이번 사건들을 보고 나서, 나는 부동산을 볼 때 '지하 리스크'를 따져야 한다는 인식을 새롭게 갖게 됐다. 예전에는 생각도 못 했던 아래 항목들이 이제는 필수 체크리스트다.
이번 봄, 도시는 우리에게 말 없이 무너지고 꺼지며 경고하고 있다. 부동산은 더 이상 눈에 보이는 외관이나 입지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 땅 아래의 사정, 시공 현장의 공정 관리, 주변의 개발 밀도까지도 함께 읽어야 한다.
나는 이제부터 부동산을 ‘상품’이 아니라 ‘인프라’로 바라보려 한다.
단지 어떤 아파트가 예쁜가, 비싼가가 아니라, 얼마나 튼튼한가,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는가를 먼저 질문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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