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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G 손해보험 가입자인데... '감액이전??' (내이야기...)

직장인의 경제공부

by 경제서생 2025. 4. 12.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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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처음엔 기사 제목만 봤을 땐 그냥 또 하나의 금융 뉴스쯤으로 넘기려 했다.
그런데 “MG손해보험 감액 이전 검토”, “가입자 보장 축소 가능성”… 이 단어들이 눈에 박히는 순간, 나는 문득 정지한 것처럼 굳었다.

나, MG손보 가입자다.
몇 년 전 실손보험과 운전자 보험을 묶어서 가입했고, 매달 자동이체로 꼬박꼬박 보험료를 내왔다. 보장 내역도 만족스러웠고, 뭐 특별히 의심할 일도 없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감액 이전”? 보장을 줄이고, 다른 회사로 계약을 넘긴다고?


“그럼 나, 지금까지 뭘 믿고 납부한 거지?”

기사 내용을 읽어보니, MG손보가 매각에 실패했고, 금융당국은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 ‘계약 이전’ 방식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그런데 문제는 단순한 계약 이전이 아니라 감액 이전, 즉 보장금액은 줄고, 보험료도 약간 조정되는 방식이란다.

진심으로 어이가 없었다. 내가 보험사 경영이 어려운 걸 알고 가입한 것도 아니고, 매달 약속된 금액을 성실히 내왔는데, 정작 회사가 위기라고 보장을 줄여도 된다고?

그럼 애초에 보험이란 게 ‘위험을 대신 책임지는 계약’이 아니라, 회사 잘되면 지키고 안 되면 말자는 도박이었단 말인가?


나만의 세 가지 불안 포인트

이 상황을 정리하면서, 내 머릿속에 떠오른 세 가지 걱정이 있다.

 

1. 지금 보험 해지하면 손해, 그런데 계속 유지해도 손해일 수 있다
감액 이전이 실제로 단행된다면, 내가 받기로 했던 보장은 줄어들고, 새 보험사에서 나를 평가해서 기존보다 불리한 조건으로 계약이 전환될 수도 있다. 문제는, 중도 해지를 해도 지금까지 낸 보험료가 허공으로 날아가고, 새로 보험에 가입하려 하면 나이, 병력 등 불리한 조건에 부딪힐 수 있다는 것.

 

2. 이건 단순한 회사 문제가 아니라 ‘제도 리스크’다
나는 소비자다. 계약을 지키고, 돈을 냈고, 약속을 믿었다. 그런데 보험사가 어려워졌다는 이유 하나로 내 권리가 조정된다는 게 말이 되나? 국가가 보험산업을 규제하고 관리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소비자 보호 아니었나?

 

3. ‘보장 축소’는 나만의 일이 아닐 수 있다
MG손보뿐만 아니라, 건전성 문제가 있는 중소형 보험사들은 더 있을 수 있다. 나처럼 ‘가격 저렴하니까’, ‘보장 괜찮으니까’ 하며 가입했던 이들은 앞으로도 비슷한 위기에 노출될 수 있다. 보험이 ‘리스크 회피 수단’이 아니라, 또 다른 리스크로 변모하고 있는 느낌이다.


앞으로 보험은 ‘내용’보다 ‘회사’를 먼저 본다

지금까지 보험을 비교할 때 ‘보장 범위’와 ‘가격’만 봤다.
그런데 이제는 무조건 회사의 재무 건전성, 신용등급, 자본 비율, 경영 이슈를 먼저 보게 될 것 같다.

보험이라는 게 결국 10년, 20년을 보고 드는 거니까, 그 기간 동안 살아남을 수 있는 회사인지, 고객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는 여력이 있는지를 먼저 봐야 한다. MG손보 사태는 나에게 너무나 직접적이고 현실적인 경고였다.


정부와 금융당국에 바라는 점

솔직히 말하면 ‘감액 이전’이라는 말을 소비자가 처음 듣는다는 것 자체가 문제다. 최소한 가입자들에게는 사전에 충분히 설명할 기회, 해지나 전환에 따른 대안, 정보 접근 경로를 제공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런 일이 앞으로 다른 보험사에도 일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제도 차원의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것.
“계약은 소비자와 보험사 사이의 약속”이라면, 그 약속을 지키도록 강제하는 건 금융당국의 의무 아닌가?


내가 불안한 이유는 ‘손해’ 때문이 아니다

지금 내가 이 상황을 무서워하는 이유는, 단순히 보장이 줄어들 수도 있어서가 아니다.
진짜 무서운 건, 내가 성실히 계약을 지키고도, 회사가 어려워졌다는 이유 하나로 모든 조건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야 보험이라는 상품을 ‘진짜로’ 다시 보게 됐다. 그리고 금융 소비자로서, 이런 불안에 놓인 사람이 나 하나만은 아닐 거란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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