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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은 죄가 없다" – 9,900원 빵 뷔페가 던진 불편한 질문

직장인의 경제공부

by 경제서생 2025. 4. 14.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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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 서는 사람들, 줄어드는 양심

언젠가부터 나는 ‘가성비’라는 단어에 묘한 피로감을 느낀다.
무엇이든 싸게, 많이, 빠르게 소비하는 것에 익숙해질수록, 우리는 ‘소중하게 여긴다’는 감각에서 점점 멀어지는 것 같다.

최근 뚜레쥬르 강남,압구정 직영에서 시작한 9900원 빵 뷔페 기사를 접했을 때도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른 새벽부터 줄을 서며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매장은 북적였지만, 퇴식구에는 먹다 버려진 빵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그 장면이 어쩐지 지금 우리 사회의 단면처럼 느껴졌다.


📰 가성비가 만든 풍경, 그리고 그 이면

TLJ는 최근 강남과 압구정 직영점에서 리브랜딩 오픈 이벤트로 ‘그린 플레이트’ 빵 뷔페를 운영하고 있다.
9900원에 음료 한 잔과 빵을 1시간 동안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구조. 선착순 인원 제한도 있다.

SNS와 유튜브를 통해 '가성비 맛집'으로 빠르게 입소문이 났지만,
문제는 퇴식구에 먹지도 않은 빵들이 수북이 쌓여 있는 모습이 다수 영상에 포착되었다는 점이다.
유튜버들은 “한 입만 먹고 버리는 사람들”, “운영 방식의 허술함”을 지적했고,
환경 부담금 등 규제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 무제한 소비의 그림자,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

이 현상은 단순한 식품 낭비를 넘어,
‘가성비 소비 문화’의 부작용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소비자들은 가격이 낮을수록 “본전을 뽑아야 한다”는 압박을 느낀다.
경제학에서는 이를 **‘편익-비용 역전 현상’**이라고 부른다.
원래는 만족을 위한 소비였지만, 일정 가격 이하로 내려가면 오히려 과소비로 이어지고, 결국 낭비가 된다.

▶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3년 국내 음식물 쓰레기 발생량은 하루 평균 1만 4천 톤이며,
이 중 절반 이상이 외식업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사례를 보면, 프랑스는 슈퍼마켓의 식품 폐기를 금지하고,
남은 식품을 자선단체에 기부하도록 법으로 의무화했다.
한국도 더 이상 방관할 수만은 없는 시점에 이르렀다.


📌 투자 인사이트 3가지

  1. '가성비' 트렌드의 양날의 검
    가격에 민감한 소비 트렌드는 기회지만,
    브랜드 이미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과소비 리스크 관리가 필수다.
  2. 환경규제는 리스크이자 기회
    음식물 쓰레기에 대한 규제는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ESG 관점에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
  3. 콘텐츠와 커머스의 교차점
    유튜브, SNS 기반 체험형 마케팅은 빠르게 확산되지만
    부정적 콘텐츠도 리스크가 될 수 있다.
    치밀한 운영 설계가 브랜드 보호로 이어진다.

🤔 맛있는 경험을 넘어서는 책임

나도 빵을 좋아한다.
부드럽고 고소한 향에 작은 행복을 느끼곤 한다.
그래서 이 빵들이 먹히지도 못하고 버려졌다는 사실이 더 마음에 남는다.

우리는 과연 먹기 위해 먹는 걸까, 아니면 어떤 허기를 채우기 위해 먹는 척을 하는 걸까.
누군가의 정성과 시간이 담긴 음식 앞에서
소비자가 가져야 할 최소한의 태도는 무엇일까.

그 질문은 계속 머릿속을 맴돈다.

 


📝 세 줄 요약

  1. TLJ의 9900원 빵 뷔페가 인기를 끄는 가운데, 음식물 낭비 문제로 논란이 일고 있다.
  2. 지나친 ‘가성비’ 추구는 소비자의 책임감 결여와 브랜드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
  3. ESG와 소비문화의 균형은 앞으로 식음료 산업의 핵심 키워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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