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친구와 함께 제주 여행을 계획하며 ‘제주 맛집 리스트’를 정리하다가, 문득 ‘연돈’ 이야기가 나왔다.
돈가스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모를 리 없는 그 이름.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출연했던 평범한 사장님 부부가 백종원의 지원을 받아 제주도에 차린 가게다.
방송 직후부터 줄은 끝이 없었고, 예약은 전쟁이었고, 사람들은 "대박났다"며 부러워했다.
그런데 며칠 전, 연돈의 실제 매출과 수익 구조를 봤을 때 어딘가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이 들었다.
연간 매출 13억 원. 그런데 순수익은 7천만 원.
매달 1억 원 넘게 돈이 들어오는데, 손에 남는 건 한 달에 600만 원도 채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과연, 자영업에서 '성공'이라는 단어는 무엇을 기준으로 해야 할까?
나는 이 질문이 지금 대한민국 자영업자 대부분에게 던져야 할 가장 중요한 질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돈’은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소개된 후,
2019년 말 제주도로 이전하며 본격적으로 브랜드화되었다.
방송의 인지도, 더본코리아의 시스템 지원, 그리고 사장님의 뛰어난 요리 실력까지 삼박자가 맞아 떨어졌다.
하지만 이후 공개된 매출 구조는 놀라움을 안겼다.
한 해 매출 13억 원, 재료비와 인건비, 임대료, 각종 고정비를 빼고 남는 실질 순수익은 약 7천만 원 수준.
매출 대비 수익률은 고작 0.5% 남짓이다.
즉, 수많은 고객이 몰려드는 '줄 서는 맛집'이지만,
사장님 부부는 여전히 하루 12시간 이상 일하며 ‘버텨내는’ 중이라는 의미다.
이런 배경 속에서 최근 더본코리아와 백종원 대표를 향한 여론도 좋지만은 않다.
그룹의 프랜차이즈 운영 방식, 브랜드 통합 전략, 직원 처우 등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고,
'연돈'처럼 유명세를 탔지만 정작 자영업자 본인은 소진되는 구조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많은 사람들이 자영업을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묻는다.
“매출이 얼마나 돼요?”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그 뒤에 숨어 있는 수치들이다.
1억 원의 매출이 있다고 해도,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국 음식점업 평균 영업이익률은 3.9%,
프랜차이즈 가맹점 평균 순수익률은 5% 미만으로 나타났다.
즉, 월 매출 3천만 원을 올려도 실제 사장님의 수익은 월 150만~200만 원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그렇기에 매출 13억 원을 올린 연돈이 고작 7천만 원의 순이익을 남겼다는 것은 오히려 ‘정상적인 수익 구조’로 볼 수 있다.
오히려, 인건비를 높여 직원들과 일의 강도를 나눈 점에서,
‘벌어도 혼자 다 가져가야 한다’는 전통적 자영업 구조를 탈피했다는 긍정적인 시선도 가능하다.
생각해보면, 우리 사회는 ‘성공한 자영업자’에게 늘 **“대박났네요”**라는 말을 쉽게 던진다.
줄 서는 가게, 방송 나온 가게, 유명 유튜버들이 소개한 가게를 보면
그 안의 노동, 체력, 감정 소모는 보지 않고 매출과 예약 대기만 본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소리 없이 폐업하는 가게가 하루에도 수백 개,
“매출은 나쁘지 않은데 통장에 남는 게 없다”는 자영업자가 부지기수다.
나 역시 언젠가 작은 카페나 식당을 해볼까 상상할 때가 있었지만,
이제는 ‘얼마 벌까’가 아니라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를 먼저 떠올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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