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뉴스는 두 가지 부류로 나뉜다. 너무 거창해서 현실감이 떨어지거나, 너무 현실적이라 섬뜩하거나. 오늘 본 뉴스는 후자였다.
은행 창구에서 1억 원 가까운 현금을 하루에 다섯 번이나 인출하려던 20대 청년,
그리고 그 청년에게 묻는 은행원의 한 마디.
“어디에 쓰실 돈이죠?”
그 질문 하나가 결국 1억 원이 범죄 조직의 손에 들어가는 걸 막았다.
사건은 간단했지만, 그 안엔 묵직한 물음이 하나 남았다.
‘이런 일이 요즘도 가능해?’
그리고,
‘나는 이런 상황에서 과연 이성을 유지할 수 있을까?’
2025년 4월 3일, 서울 강서구 국민은행 발산점에 20대 청년 A씨가 3200만 원 인출을 요청했다.
그날만 벌써 다섯 번째, 총 1억 원 가까운 현금을 찾고 있던 중이었다.
이상함을 감지한 은행원 B씨는 인출 이유와 자금 출처를 물었고, A씨는 횡설수설했다.
전형적인 보이스피싱 피해자의 반응이었다.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출동한 경찰은 A씨가 ‘검찰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에 속아 돈을 인출하고 있었음을 확인했다.
A씨는 자신이 피해자라는 사실조차 모른 채 ‘계좌가 범죄에 연루됐다’는 말에 속아 인출을 반복하고 있던 중이었다.
이후 강서경찰서는 B씨에게 감사패를 수여하며,
"이제는 노년층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사건이 무서운 이유는 단 하나다.
“우리가 알고 있는 보이스피싱, 지금도 유효하다”는 사실.
정말 수십 년째 보이스피싱 얘기를 듣고 살아왔는데도, 왜 아직도 이런 일이 벌어질까?
세 가지 키워드로 풀어보자.
과거엔 주로 고령층이 대상이었다. 하지만 최근엔 20~30대 피해가 급증 중이다.
청년층은 ‘나는 절대 안 당해’라는 자신감과 함께,
공포와 긴급한 상황에 무방비로 노출되면 오히려 더 쉽게 무너진다.
금융감독원 통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보이스피싱 전체 피해자 중
30대 이하 비중은 30%를 돌파했다. 10명 중 3명은 ‘젊은 사람’이다.
보이스피싱은 더이상 ‘허술한 대본 읽기’가 아니다.
검찰, 경찰, 금감원, 심지어 가족까지 사칭하고, 전화·문자·앱까지 복합적으로 사용한다.
이번 사건처럼 “계좌가 범죄에 연루되었다”는 식의 협박과 혼란을 유발하는 시나리오는
심리적으로 굉장히 효과적이다.
디지털 금융이 확대되면서 오히려 현금 인출이 의심받지 않는 경우가 늘었다.
특히 고액 인출에 대한 실시간 감시나 자동 경고 시스템은 아직 한계가 있다.
**결국 마지막 보루는 창구 직원의 '눈치'와 '직감'**이다.
이런 사건을 보고 나면 문득 자문하게 된다.
“나도 저렇게 휘말릴 수 있을까?”
“내 주변 사람은 어떨까?”
사실, 어느 누구도 완벽히 안전할 수는 없다.
특히 내 성격처럼, '상대방을 괜히 의심하기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럴수록 시스템이나 기술보다 ‘경계심’이라는 감각이 중요하다.
그리고 누군가의 ‘한 마디’가 때로는 가장 강력한 방패가 될 수 있다.
은행원의 질문 하나가, 1억을, 아니 그보다 더 큰 피해를 막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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