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점심을 먹다 뉴스 속보 자막에 시선이 갔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동결…성장률 추가 하향 시사.” 금리를 또 동결했다고? 그런데 예상보다 더 눈에 들어온 건 ‘성장률 1.5%도 어려울 것’이라는 문장이었다. 금리를 내릴 여지도 줄고, 경제 성장 여력도 줄어든다면 우리 경제는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갑자기 밥맛이 좀 덜해졌다.
한국은행은 4월 17일 기준금리를 연 2.75%로 동결했다. 이는 지난 2월 0.25%포인트 인하 후 유지된 수준이다. 금리를 더 내리자는 소수 의견도 있었지만, 이창용 총재는 “통상 여건 악화와 대내외 불확실성 등을 고려해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 1분기 경제 성장률이 당초 전망치(0.2%)보다 낮거나 소폭 마이너스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하면서, 기존 1.5%였던 연간 성장률 전망도 더 낮아질 수 있다고 시사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찍는 등 환율 불안도 금리 인하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지금 한국은행은 한마디로 ‘움직이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 특히 최근의 상호관세 부과는 우리 수출 산업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1분기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금리를 섣불리 더 내릴 경우, 부동산 시장 자극이나 환율 급등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예를 들어, 4월 초 원·달러 환율은 1480원을 넘기며 외환시장에 긴장을 줬다. 이는 수입물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재자극 우려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금리를 내리기도, 동결하기도 애매한 국면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정치적 불확실성과 추경 편성 시기조차 불분명한 점은 재정 정책의 타이밍까지 흐리게 만든다. 한은은 5월 수정 경제전망을 내놓겠지만, 그때도 ‘하향조정’이 중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
금리는 동결, 성장률은 더 낮게, 환율은 불안하고, 재정은 아직 타이밍을 못 잡고 있다. 이럴 때 내가 가장 무서운 건 ‘정책이 무기력하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금리를 내려도 효과가 없고, 내려야 할 타이밍은 놓쳤고, 이제는 지켜봐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아졌다.
경제는 심리라고들 한다. 그 말이 요즘 더 크게 와닿는다. 숫자보다 중요한 건, 사람들이 느끼는 불안의 총량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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