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기사를 보고 “안철수가 또 강하게 나왔네”라고 생각했다. ‘문과가 다 해먹는 나라’라는 표현이 너무 직설적이라 인상에 남았다. 그런데 자세히 읽어보니 이 말은 이국종 교수의 자조 섞인 발언이었다. 안철수 의원은 이를 인용하며, 지금 한국 사회의 기술 경시 풍조와 이공계의 좌절을 드러낸 것이다.
한 문장에 담긴 무게가 생각보다 크다. 이건 단순한 말싸움이 아니라, 어떤 구조적인 피로감의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안철수 의원은 4월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현장을 아는 사람이 아니라 이념과 구호에만 치우친 이들이 국정을 이끌어왔다”며 자신은 ‘이과 출신 후보’로서 좌절을 끝내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의 “한국을 떠나라”, “문과놈이 다 해먹는 나라”라는 말을 인용하며, 과학기술인들이 절망에 빠진 현실을 지적했다.
작년 R&D 예산이 대폭 삭감되면서 AI, 바이오 등 핵심 기술 개발이 중단되고 이공계 인재들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현상도 언급했다.
안 의원은 “현장 문제를 정확히 알고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할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며, 과학기술 중심 국가로의 전환을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 몇 년간 과학기술계의 불만은 누적돼왔다. 2023~2024년 R&D 예산 삭감은 정부의 재정건전성 기조에 따른 것이었지만, 그 결과는 민감했다. 특히 AI, 바이오, 우주항공 등 전략산업 분야의 투자가 위축되면서 ‘이공계 홀대론’이 퍼졌다.
이국종 교수의 발언은 단지 개인의 좌절이 아니다. 전문직 종사자, 특히 실험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느끼는 정치권과의 거리감이다.
대한민국 고위직 공무원 중 이공계 비중은 여전히 10% 미만, 입법·행정·사법 모두에서 이과적 접근 방식은 소수다. 정치가 기술을 이해하지 못할 때, 정책은 현실에서 점점 멀어진다.
이번에는 누구보다 이국종 교수의 발언에 공감이 갔다. 문제는 문과냐 이과냐가 아니다. 말이 앞서고 현장이 뒤따르지 못하는 구조, 이상을 말하면서 현실을 외면하는 태도. 이런 것들이 누적된 피로를 만들어낸다.
안철수 의원이 그걸 해결할 수 있을까는 아직 모르겠다. 다만 정치가 기술을 언어로만 다루지 않고, 실질적 시스템으로 옮길 수 있어야 한다는 데는 절대 동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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