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경제공부] 롯데, '직무급제'로 조직판을 바꾼다

직장인의 경제공부

by 경제서생 2025. 4. 23. 17:19

본문

💼 ‘롯무원’이라는 말이 주는 묘한 불편함

얼마 전, 직장인 친구와 밥을 먹다가 "야, 요즘 롯데는 롯무원 이미지 벗으려고 안간힘이더라"는 말을 들었다. '롯무원'? 롯데+공무원? 익숙한 듯 낯선 이 조합에 웃음이 나면서도, 어쩐지 씁쓸함이 밀려왔다. 보수적이고, 변하지 않고, 평생직장 같은 이미지. 그것이 우리가 가진 롯데에 대한 고정관념이자, 이제는 롯데 스스로도 벗고 싶은 틀이다.

그리고 드디어, 롯데가 칼을 뽑았다. 바로 전 계열사에 걸친 ‘직무급제’ 도입이다. 개인의 연차나 직급이 아니라, 업무의 가치와 난이도에 따라 급여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삼성도 못한 걸 롯데가 해내려는 걸까? 그 진정성과 파장은 어디까지일까? 흥미롭고도 중요한 변화라 생각돼, 오늘은 이 이야기를 깊이 들여다보기로 했다.

📰 국내 대기업 최초… 롯데 전 계열사 ‘직무급제’ 전면 도입

2025년 4월 22일, 롯데그룹이 대대적인 인사제도 개편을 발표했다.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전 계열사(총 94개)에 직무급제를 도입한다. 국내 대기업 중 최초의 시도다.
  • 직무를 40여 개로 세분화하고, 중요도에 따라 1~5등급으로 분류한다.
  • 고등급(레벨5)에 속한 직무는 기본급이 레벨1보다 20% 이상 높게 책정된다.
  • 기존 연공서열식 승진체계(사원~부장)는 폐지되고, 성과급은 직무급과 별도로 지급된다.
  • 도입은 올해 상반기부터 주요 계열사(롯데백화점, 롯데케미칼, 롯데웰푸드 등)에서 시작된다.

이 제도의 핵심은 **"더 중요한 일을 더 열심히 하는 사람에게 더 많이 보상한다"**는 것이다. 같은 평가(A등급)를 받아도, 어떤 직무에 있느냐에 따라 기본급이 달라지는 구조다. 다만, 현재 연봉은 유지하면서 추가 급여를 붙이는 방식으로 급격한 불만을 줄이려는 방안도 마련됐다.

📊 단순한 ‘급여제 개편’이 아닌 생존 전략

이번 개편은 단순히 인사제도의 변화가 아니다. 롯데가 안고 있는 복합적인 위기, 그리고 이를 타개하기 위한 ‘근본 수술’이다.

  • 유통·화학 부문 실적 부진: 2024년~2025년 들어 주요 계열사의 실적이 하락하며 유동성 위기설까지 돌았다.
  • 비상경영체제 돌입: 일부 계열사는 희망퇴직을 받고, 자산 매각이 진행 중이다. 롯데케미칼은 일본·파키스탄 자회사 지분을 매각했다.
  • 조직문화 개편 필요성: 공무원식 고정급제는 성과 창출보다 ‘버티는 문화’를 조장한다는 내부 자성도 있었다.

실제로 삼성도 직무급제를 시도했지만 내부 반발로 철회한 바 있다. 그런 점에서 롯데의 이번 결정은 모험이자 실험이다. ‘임시방편’이 아닌 ‘체질개선’을 하겠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 투자 인사이트 3가지

  1. 인건비 증가=리스크가 아니라 '전환비용' 직무급제 도입으로 전체 인건비가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단기 리스크보단, 조직의 생산성과 인재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투자로 볼 수 있다. 향후 효율적인 비용 구조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2. 핵심 계열사에 주목 이번 개편의 1차 타깃은 롯데백화점, 롯데케미칼, 롯데웰푸드다. 이들 계열사의 조직 변화와 성과 지표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특히 R&D, MD, 마케팅 직무는 투자자 입장에서 ‘성장 기반’으로 간주될 수 있다.
  3. 노사관계가 관건 노조와의 협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지 않으면, 개편 자체가 무산되거나 지연될 수 있다. 따라서 노사 갈등 가능성은 리스크 요소로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 노동 관련 뉴스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 공정한 보상이 조직을 바꿀 수 있을까?

나는 이 뉴스를 읽으며 문득 내 주변의 직장 문화도 떠올렸다. 연차가 많은 사람이 꼭 일을 더 잘하는 건 아닌데, 아직도 "몇 년 차야?"가 평가 기준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 분위기에서 성과 중심 조직을 만들겠다는 롯데의 시도가 성공할까?

성공 여부는 ‘제도’보다는 ‘문화’에 달렸다고 생각한다. 평가 기준이 명확하지 않으면 직무급제도 결국 또 다른 불신을 낳을 뿐이다. 공정한 기준, 신뢰받는 평가, 그리고 납득 가능한 보상… 이 3박자가 갖춰질 때 비로소 ‘일하는 문화’는 바뀐다.

롯데의 시도는 그런 점에서 단순한 급여제 개편이 아니라, 조직의 정체성을 재정립하는 실험이다. 그래서 어렵고, 그래서 의미 있다.

🔍 지금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들

  • 노조 협상 진행 상황: 2025년 하반기 중 최대 갈등 요소. 단협 합의 여부에 따라 성공 가능성 갈린다.
  • 직무 레벨 분류 기준 공개 여부: 불투명한 기준은 내부 반발 유발, 향후 평가 시스템의 신뢰도 관건.
  • 직무급제 성과지표 추적: 향후 실적과 연동해 제도 성과 분석 필요. 특히 R&D와 기획 부문.

📝 세 줄 요약

  1. 롯데가 전 계열사에 국내 최초로 직무급제를 도입하며 ‘연공서열 타파’에 나섰다.
  2. 핵심은 ‘직무 가치 중심 보상’으로, 조직 생산성과 일하는 문화를 개선하려는 시도다.
  3. 성공 열쇠는 노사 합의와 평가 기준의 공정성… 롯데의 실험은 이제부터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