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직장인 친구와 밥을 먹다가 "야, 요즘 롯데는 롯무원 이미지 벗으려고 안간힘이더라"는 말을 들었다. '롯무원'? 롯데+공무원? 익숙한 듯 낯선 이 조합에 웃음이 나면서도, 어쩐지 씁쓸함이 밀려왔다. 보수적이고, 변하지 않고, 평생직장 같은 이미지. 그것이 우리가 가진 롯데에 대한 고정관념이자, 이제는 롯데 스스로도 벗고 싶은 틀이다.
그리고 드디어, 롯데가 칼을 뽑았다. 바로 전 계열사에 걸친 ‘직무급제’ 도입이다. 개인의 연차나 직급이 아니라, 업무의 가치와 난이도에 따라 급여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삼성도 못한 걸 롯데가 해내려는 걸까? 그 진정성과 파장은 어디까지일까? 흥미롭고도 중요한 변화라 생각돼, 오늘은 이 이야기를 깊이 들여다보기로 했다.
2025년 4월 22일, 롯데그룹이 대대적인 인사제도 개편을 발표했다.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 제도의 핵심은 **"더 중요한 일을 더 열심히 하는 사람에게 더 많이 보상한다"**는 것이다. 같은 평가(A등급)를 받아도, 어떤 직무에 있느냐에 따라 기본급이 달라지는 구조다. 다만, 현재 연봉은 유지하면서 추가 급여를 붙이는 방식으로 급격한 불만을 줄이려는 방안도 마련됐다.
이번 개편은 단순히 인사제도의 변화가 아니다. 롯데가 안고 있는 복합적인 위기, 그리고 이를 타개하기 위한 ‘근본 수술’이다.
실제로 삼성도 직무급제를 시도했지만 내부 반발로 철회한 바 있다. 그런 점에서 롯데의 이번 결정은 모험이자 실험이다. ‘임시방편’이 아닌 ‘체질개선’을 하겠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나는 이 뉴스를 읽으며 문득 내 주변의 직장 문화도 떠올렸다. 연차가 많은 사람이 꼭 일을 더 잘하는 건 아닌데, 아직도 "몇 년 차야?"가 평가 기준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 분위기에서 성과 중심 조직을 만들겠다는 롯데의 시도가 성공할까?
성공 여부는 ‘제도’보다는 ‘문화’에 달렸다고 생각한다. 평가 기준이 명확하지 않으면 직무급제도 결국 또 다른 불신을 낳을 뿐이다. 공정한 기준, 신뢰받는 평가, 그리고 납득 가능한 보상… 이 3박자가 갖춰질 때 비로소 ‘일하는 문화’는 바뀐다.
롯데의 시도는 그런 점에서 단순한 급여제 개편이 아니라, 조직의 정체성을 재정립하는 실험이다. 그래서 어렵고, 그래서 의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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