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는 최근 '노포차량기지와 신평차량기지 이전' 사업에 대한 사전 타당성 조사를 마쳤고, 그 결과 비용 대비 편익(B/C)이 1.077로 나타났다. 이는 경제성이 충분하다는 의미로, 사업 추진의 명분이 마련된 셈이다. 총사업비는 약 9,184억 원, 노선 연장 거리 4.6km, 이전 대상은 차량기지 외에도 정거장 2곳이 포함된다.
이전 대상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노포 인근이 유력하다. 특히 노포동 일대는 KTX 신설역, 터미널 연계 개발 등 북부산권 핵심 허브로 도약할 준비가 한창이다. 해당 개발의 전체 면적은 약 794만㎡, 사업비는 7조 2,348억 원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수익성 지수(PI)도 1.32로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다.
노포 차량기지가 들어선 1985년 당시엔, 이곳은 부산의 외곽에 불과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부산과 양산, 울산을 연결하는 중심축으로 변모했고, 차량기지가 차지하고 있는 9만 9000평의 부지가 도시 발전을 가로막는 구조로 전락했다. 여기에 더해 부산종합버스터미널의 침체, 노후 인프라, 그린벨트 및 상수원 보호구역 등의 규제가 겹쳐 개발이 수년째 정체돼 있었다.
하지만 최근 초광역권 개발 프레임과 GTX·KTX 등 광역 철도 교통망 확장이 맞물리며, 노포동은 ‘북부산의 강남’이 될 수 있는 입지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만약 차량기지 이전과 동시에 복합개발이 이뤄진다면, 지금은 정체된 이 지역이 상업·주거·교통의 중심지로 탈바꿈할 수 있다.
나는 어릴 적 노포라는 지역을 터미널 근처의 ‘끝자락’쯤으로만 기억했다. 그런데 그곳이 이제 부산과 부울경의 중심축이 될 수 있다고 하니, 도시는 정말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 같다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에겐 그냥 지나치는 곳이, 다른 누군가에겐 미래의 투자처가 되고, 또 다른 누군가에겐 삶의 터전이 되는 것처럼.
도시계획은 결국 기억과 상상력의 충돌인 것 같다. 과거의 이미지에 사로잡혀 있다 보면 기회를 놓치기 쉽다. 반면, 새로운 가능성을 상상할 수 있다면, 오래된 철길 옆에서도 내일을 그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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