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면적 49㎡, 실거래가 21억 5000만 원.”
요즘 부동산 기사를 보면 한 번쯤 멈춰서 다시 읽게 된다. 웬만한 강남 아파트 가격보다 더 놀라운 건, 그 면적이다. 방 하나, 거실 하나 크기의 초소형 아파트가 20억을 넘어선다니. 내가 처음 독립했을 때 살았던 원룸의 크기와 비슷한 공간인데, 가격은 10배 이상이다.
처음엔 고개를 갸웃했다. 하지만 최근 실거래가와 트렌드를 살펴보니, 이게 단순한 ‘거품’이라고 보기 어려운 면도 있었다. 오히려 인구구조와 주거 트렌드, 공급 정책이 바뀌면서 ‘작은 아파트’가 강남에서 새로운 주거 자산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쪽방이라고만 생각했던 초소형 아파트, 이제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된 걸까?
최근 강남권에서 초소형 아파트가 연이어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이러한 초소형 아파트들은 대부분 대단지, 학군, 초역세권이라는 공통된 조건을 갖추고 있으며, 강남권의 입지와 편의성을 모두 누릴 수 있는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전용면적 30~50㎡의 소형 평형은 과거엔 임대주택 이미지가 강했지만, 최근엔 1인 가구와 맞벌이 부부의 실거주 수요가 결합되며 인기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초소형 아파트의 ‘신고가 행진’은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몇 가지 구조적 흐름이 맞물려 만들어진 결과다.
한국도 일본처럼 빠르게 1인 가구 사회로 전환 중이다.
더 이상 ‘대가족’ 중심의 84㎡ 평형이 주택 수요의 기준이 아니라는 뜻이다. 작은 평형, 효율적인 구조, 좋은 입지를 갖춘 주택이 선호될 수밖에 없다.
강남권 신규 공급은 각종 규제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으로 사실상 묶여 있다.
특히 초소형 신규 물량은 거의 전무하다. 수요는 늘고 공급은 줄어드니,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다.
소형이라 해도 헬리오시티(9510세대), 래미안블레스티지(1957세대) 같은 대단지에 포함된 경우,
이런 초소형 아파트는 ‘임대용’이 아니라 실거주+투자 수요를 동시에 충족하는 상품으로 주목받는 것이다.
예전에는 집을 볼 때 무조건 ‘몇 평이냐’가 기준이었다. 크고 넓은 집이 좋은 집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런데 요즘은 다르다. ‘내 삶에 얼마나 맞는가’가 더 중요한 질문이 되어가고 있다.
초소형 아파트가 그걸 보여준다. 작지만 알차고, 작지만 비싸다. 누군가는 “이게 무슨 미친 가격이냐”고 할지 모른다. 나도 처음엔 그랬다. 하지만 점점 그 속에 담긴 인구 구조, 도시 구조, 주거 트렌드의 변화를 들여다보게 된다.
부동산도 결국 ‘삶의 방식’을 반영한다. 지금 강남에서 초소형 아파트가 잘 팔리는 건, 우리 사회가 ‘어떤 삶을 준비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하나의 신호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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