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에 사람들의 얼굴을 보면 하나같이 피곤해 보인다. 나도 그중 하나다. 일은 늘어도 급여는 제자리인 것 같은 기분. 그런데 오늘 뉴스에서 들려온 숫자는 이 기분이 단지 내 착각만은 아니었다는 걸 말해줬다. “임금근로자 5명 중 1명이 월 200만 원도 못 받는다.” 2025년을 살고 있는 지금, 이건 생각보다 심각한 이야기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하반기 지역별고용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임금근로자 중 20%는 월급이 200만 원에도 못 미친다. 100만 원 미만의 초저임금 근로자도 전체의 9.6%에 달했다. 1년 전보다 그 비중이 오히려 늘었다는 사실은 더 씁쓸하다.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60대 이상 고령층을 중심으로 한 단기 일자리 증가다. 정부 주도의 노인 일자리 사업이 늘어나며, 통계상 취업자는 증가했지만, 그 대부분이 월 100만 원 이하의 소득에 머물렀다. 결국 숫자만 보면 고용은 증가한 것처럼 보이지만, 현실은 '저소득 확산'이다.
반면 400만 원 이상의 고임금자는 금융·IT·제조업 등 일부 산업에 집중되어 있었다. 전문성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산업은 고소득층을 확대하는 반면, 숙박·음식점업과 사회복지 서비스업 등은 여전히 ‘저임금 고착화’의 늪에 빠져 있었다.
최근 몇 년간 고용 지표는 그럭저럭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일자리는 줄고, 정부 재정에 의존한 단기·저임금 일자리가 늘고 있다. 특히 고령층의 취업 증가가 '질 높은 일자리 증가'로 오인될 수 있는 구조다.
고임금이 몰리는 정보통신업, 금융업, 제조업과, 저임금에 머무는 보건복지·서비스업 간의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 특히 여성과 고령자가 집중된 업종일수록 저임금 구조가 고착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임금 평균이 올랐다는 뉴스는 많지만, 실질적으로 내 손에 들어오는 돈은 늘지 않는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이는 세후 실질소득 감소, 물가상승률 반영 부족, 고정지출 증가 등 복합적 요인 때문이다.
나도 처음 월급을 받을 땐 “이걸로 뭐든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생활비, 대출, 보험료 등을 떼고 나면 남는 돈은 생각보다 적었다. 물가는 오르고, 삶은 고정되어 있는데, 월급은 언제나 “그 자리에만” 있었다.
어느 순간부터 “월급이 적다”는 말 대신, “어떻게든 맞춰 살아야지”라는 체념이 자리 잡았다. 이 뉴스를 보며 나는 다시 생각하게 된다. 우리는 언제부터, ‘당연히 부족할 것’을 전제로 삶을 계획하게 되었을까?
“5억짜리 유튜브 홍보, 값어치는 있었을까?” – 백종원, 인제군, 그리고 세금의 쓰임새 (2) | 2025.04.26 |
---|---|
[경제공부-부동산] “20억에 샀다는데, 왜 감정가는 40억일까?” – 국세청의 초고가 주택 정조준 (1) | 2025.04.26 |
[경제공부] 한정판 신발은 남았고, 수익은 사라졌다 – ‘크림’으로 고민 깊어진 네이버 (1) | 2025.04.25 |
[경제공부]“상법 개정 거부” – 기업 보호인가, 기득권 방어인가? (1) | 2025.04.25 |
[경제공부-부동산] “전세사기 공포가 바꾼 선택” – 일광신도시 임대주택에 몰린 사람들 (2) | 2025.04.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