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나는 “축제 바가지요금에 지친 사람 주목”이라는 제목에 끌려 재생 버튼을 눌렀다. 익숙한 얼굴, 백종원 대표가 인제군 지역축제를 소개하며 직접 요리를 하고 있었다. 재밌게 보다 문득, 저 영상 하나에 얼마나 예산이 들어갔을까 궁금해졌다. 그러다 본 뉴스, “두 편의 홍보 영상에 5억5000만 원”이라는 문장을 읽고 나는 잠시 멍해졌다.
2024년 인제군이 주최한 ‘캠프레이크 페스티벌’을 홍보하기 위해 백종원 대표의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된 영상은 단 두 편. 하지만 해당 영상의 제작 및 홍보 대가로 지불된 금액은 5억5000만 원, 전체 축제 예산 19억5000만 원의 28%에 달했다. 이는 축제 준비 항목 중 가장 큰 지출이었다.
영상 조회수는 85만 회, 56만 회를 기록 중이지만, 그 효과를 따지기엔 논란이 더 컸다. 특히 음식 조리에 농약 분무기와 공사자재 바비큐 그릴을 사용한 장면은 위생 문제로 국민신문고 민원이 빗발치는 계기가 됐다. 결국 인제군은 “청정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는다”며 올해 축제에서는 백 대표와의 협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유튜브라는 개인 플랫폼을 통해 진행된 홍보였지만, 사용된 비용은 국민 세금이었다. 과연 두 편의 영상이 수억 원의 ‘공공가치’를 창출했는지에 대한 정량적 평가가 부재했다.
백종원 대표는 최근 각종 논란에 휘말리고 있다. 밀키트 원산지 문제, 농약 분무기 사용, 조리 위생 논란 등으로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고, 이로 인해 ‘홍보모델’로서의 적합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더본코리아 자회사와의 계약이 수의계약으로 이뤄졌다는 점도 지적받고 있다. 경쟁 입찰이 아닌 상황에서 거액이 지출되었다면, 행정 투명성과 절차적 타당성 문제도 따져봐야 한다.
나는 유튜브를 자주 본다. 거기서 새로운 맛집도, 여행지도 알게 되곤 한다. 그래서 백종원 대표의 채널도 자주 접한다. 그러나 이번 일은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아무리 유명하고 영향력이 있다 해도, 그가 만든 영상 두 개에 세금 5억 원이 들어갔다고 하면, 단순히 ‘유익했다’고 넘기기 어렵다.
공공 예산이 사용되는 순간, 기준은 ‘좋다’가 아니라 ‘타당하다’여야 한다. 영상이 재밌었는지, 댓글 반응이 좋았는지가 아니라, 실질적 지역경제에 기여했는가라는 질문 앞에 이 영상은 제대로 답을 못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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